언론보도

인도 오지 해외봉사자들의 생활 ⑧ – 5기 인도 김동훈
등록 : 도우미, 등록일 : 2008년 7월 3일, 열람 : 14,656

 


 


제민일보 · 불교정보센터 – KOPION 5기 인도 JTS 김동훈


 


 


 전정각산에는 현재 20여명의 한국자원봉사자들이 들어와 있기 때문에 그들의 먹고자는 일상적인 생활문제를 해결하는 것만 해도 커다란 하나의 일거리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때 JTS의 원칙은 ‘우리 자신을 위해서 돈(후원금)을 쓰지 않는다’이기 때문에 다른 NGO들의 해외구호사업장처럼 따로 현지인을 고용해서 우리 생활을 돌보게 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이 곳에서는 봉사활동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생활의 하나에서 열까지 한국사람들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밥짓고 빨래하고 청소하고 등등 이런 것들을 잘 해야 나머지 봉사활동도 수월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생활의 가장 기본인 식사문제에 있어 아침과 저녁밥은 한국사람들끼리 한국식으로 해먹고 점심식사만 학교학생들의 무료급식에 참여하여 그들과 같이 인도식으로 같이 먹고 있다. 단 육식은 하지 못하게 되어 있다. 특별히 우리 자원봉사자들이 채식주의자는 아니지만 너무 가난해서 고기를 먹지 않는 마을 주민들의 수준에 맞추어 우리도 채식만 하기로 규칙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비록 고기를 먹을 수 없어서 아쉽긴 하지만 한국사람이 많기 때문에 아침, 저녁이라도 한국식으로 해먹을 수 있다는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면 하루 세끼를 전부 인도식으로 먹게 되었을 때 여기서 오래 견딜 한국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실제로 점심때 먹는 인도음식이 입맛에 너무 맞지 않아 자원봉사 활동을 하는 몇 달 내내 점심을 굶는 자원봉사자도 있었다. 중국에 짜장면이 없듯이 인도에는 카레가 없다. 짜장면이나 카레 등은 한국인의 입맛에 변형이 되어 만들어진 것이니 정작 원조국가에서는 그 진모습을 볼 수 없는 것이다.


 


 인도에서는 대신 ‘커리’라는 음식이 있는데 한국의 카레도 여기에서 나온 것으로, 밥을 먹을 때 비벼서 먹던지 아니면 그들의 주식인 밀떡에 찍어서 먹던지 하는 소스의 일종이다. 그러나 한국의 카레처럼 한가지 종류의 음식은 아니며 무엇으로 어떻게 만드냐에 따라서 수백가지의 커리가 나올 수 있다. 달걀커리, 생선커리, 닭고기커리, 야채커리등등.


 


 맛도 우리나라의 카레와는 전혀 딴판이라서 이 것을 먹고 카레를 먹었다고 생각하는 한국사람은 없을 것이다. 게다가 인도음식은 예전부터 갖가지 향신료를 많이 사용해왔는데 그들 음식 맛의 비결이라는 것은 이 향신료를 얼마만큼 어떻게 배합해서 썼느냐에 따라 나오는 것이다. 양념 치는 것에 의존해서 맛을 내다보니 한국사람들에게는 대체로 맛이 독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인도의 다른 지방에서 인도인들과 똑같이 하루 세끼를 먹는 한국인 자원봉사자들이 있었는데 절반 정도의 인원이 몇 달 안가서 위염이 생겨 활동을 끝까지 못한 경우도 보았었다. 한국사람들에게 인도음식이 안 맞듯이 인도사람들에게도 한국음식은 안맞는 듯 하다. 우리가 인도 거리에서 식당을 돌아다녀 보아도 영 입맛에 맞는 것을 찾을 수 없어 그저 볶음밥 같은 중국요리(인도의 중급식당들에서는 인도요리 외에 중국요리, 티벳요리들을 먹을 수 있다)밖에 먹을 게 없다.


 


 입맛에 맞는 메뉴를 찾기가 그리 쉬운 일이 아닌데 인도사람들도 한국에서 생활할 때 역시 입맛에 맞는 음식을 찾는게 힘들다고 한다. 그들에 따르면 한국에서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음식을 먹어보려 하지만 다 그게 그거라는 불평이 나온다고 한다. 이들 대부분이 노동자 내지 유학생이므로 어떻게든 절약해서 살아가야 하는 입장이기에 한국에서도 서민적인 식당을 자주 찾아가기 마련인데, 우리네 서민식당들이라는 곳에서는 그저 김밥, 순두부, 김치찌개, 비빔밥 등 천편일률적인 메뉴만 판다는 것이다. 이들은 한국을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에서 라면이나 김치는 노력끝에 즐기게 되는 것 같지만 나머지 대부분의 음식에 대해서는 자국의 음식과 너무 이질적이라서 적응이 쉽게 되지 않는다고 한다.


 


 전정각산에서도 마찬가지 상황이 벌어진다. 전정각산의 인도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음식은 그 나라에서도 별 볼일 없는 수준, 그리고 이 곳의 한국인 자원봉사자들이 만들어내는 한국음식도 정말 그렇다할 것이 없는 수준. 인도사람들은 가난해서 맛있게 만들지 못하고 한국사람들은 재료가 없어서 맛있게 만들지 못하는 편이다. 서로의 음식들을 같이 나눠먹을 만도 한데 그렇게 같이 즐기면서 먹는 시간이 거의 없는 것이다.


 


 특히 인도사람들의 한국음식에 대한 적응력은 약해서 라면 빼고서는 도무지 그들에게 대접할 게 없는 실정이다. 아마 그 사람들의 눈에는 한국의 음식문화가 너무 빈약해 보일 것이다. 우리가 보기에 인도의 음식문화가 너무 단조로워 보이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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