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만에 불어닥친 최악의 태풍으로 필리핀에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다는 뉴스를 접한 뒤
장기해외봉사단으로 필리핀 ‘실로암 아카데미’에 파견된 차지은 단원으로부터
필리핀 현지의 다급한 상황을 담은 메일 한 통이 도착하였습니다.
“간사님! 저 지은이에요, 도와주세요!”
태풍으로 모든 것이 잠겨 버렸습니다.
사람들이 그동안 일궈놓았던 생활 터전이 잠겨 버렸고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있던 희망 또한 잠겨 버렸습니다.
40년만의 최악이라는 태풍으로 자연의 무서움을 새삼 느끼게 합니다.
자연 앞에서 사람이 얼마나 무력해지는지 이번 사태를 통해 깨닫고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이 곳 빠야타스에 태풍은 더욱 더 강력하게 몰아닥쳤습니다.
돈이 없어서 천장만 겨우 덮은 판잣집은 태풍으로 인해 떠내려가 버렸고,
갈아입을 옷도 없이 비에 흠뻑 젖은 옷으로 길거리에서 몇 날 며칠을 떨고 있어야합니다.
당장 입을 옷, 먹을 음식이 없는 이들은 또 다시 내리는 비에 걱정만 늘어갑니다.
좁은 골목을 타고 불어난 물은 비가 그쳐도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은 물장구를 치면서 흙탕물에서 놀고 있지만,
비가 그치면 어디서 어떻게 복구를 시작해야 할 지 암담합니다.
다닥다닥 붙어있는 집과 좁은 골목 사이로 쓰레기와 흙탕물 온갖 생활 집기가 한데 섞여
날씨가 더워지면 전염병도 걱정해야 합니다.
가족을 잃은 슬픔도 이런 걱정 앞에 무력해집니다.
재난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이들을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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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급하게 쌀 세 가마랑 한국에서 모아둔 옷을 사람들에게 나눠 줬는데 너무 부족해요.
기금이 마련되면 쌀을 나눠주고도 싶고 필요한 것이 너무 많아요.
고통 속에 내일조차 기약할 수 없는 사람들로 여기는 아수라장입니다.
학교도 며칠 째 휴교상태고, 아이들이 괜찮은지 걱정이 됩니다.
돌을 치우고 있는 아저씨 동생이 어제 홍수 때문에 죽었다고 해요
남의 나라, 다른 사람에게 생긴 일이 아닙니다.
우리에게 생긴 일입니다.
물속에 희망이 잠겨버린 빠야따스 사람들에게
도움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도와줄 수 있습니다.
그들에게 ‘희망’을 전달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