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ICA봉사단 출신 외사경찰관 송윤희 씨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방글라데시 오지에서 배운 벵골어를 잘 활용해서 다문화사회를 일궈보렵니다.”
지난해 외사경찰로 특채 돼 경기도 포천경찰서 소흘지구대에서 근무하고 있는 송윤희(28) 씨는 2005년 9월부터 2007년 9월까지 방글라데시에서 한국국제협력단(KOICA) 봉사단원으로 활동했다.
귀국 후 출입국관리사무소의 외국인 종합안내센터에서 벵골어 상담을 하다 지난해 경찰이 된 것.
외사경찰은 외국인 범법자들을 심문하거나 짝퉁시계 밀수를 조사하는 등 외국과 관련된 모든 범죄를 다룬단.
“애초 경찰이 되기 위해 해외봉사 활동을 한 것은 아니지만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을 돕는다는 생각으로 일할 겁니다.”
외국인 취업과 국제결혼이 늘어나면서 한국 사회는 바야흐로 다문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지만 여러 나라 언어와 문화적 배경을 가진 이들이 한국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많은 배려와 도움이 필요하다.
이런 일을 하기에 가장 적합한 이들이 바로 외국에서 현지 주민들과 동고동락하며 봉사활동을 한 사람들이다.
해당 언어와 문화에 모두 익숙해 있고 그 언어를 쓰는 사람들의 정서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봉사단 출신으로 출입국사무소나 외사경찰로 근무하는 이들이 많아지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보람도 있구요.”
함께 KOICA 봉사단으로 활동했던 동기생 한 명과 다른 기수 2명의 봉사단원도 지난해 외사경찰에 특채됐다.
대학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한 송 씨는 월드비전 긴급구호팀장인 한비야 씨를 닮으려 했다.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는 책을 쓴 ‘바람의 딸’ 한 씨처럼 국제구호 전문가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비영리 해외봉사단 파견 기구인 ‘코피온'(COPION)을 통해 우즈베키스탄에서 9개월간 봉사활동을 했고 그러다 KOICA를 알게 돼 방글라데시의 라즈바리라는 곳으로 갔다. 라즈바리는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서 차로 3시간 가야 하는 오지.
이곳에서 그는 화장실을 만들고 지하수를 끌어올리는 일을 도왔고 나무 심기와 학교 지원 사업도 했다.
“외국인이라고는 저 한 사람뿐이어서 정말 외로웠지만 바로 그 이유로 인해 현지어를 열심히 배워야 했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힘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외사경찰 특채 시험도 만만찮았다. 말하기와 쓰기 등 어려운 시험을 거쳐 1명뿐인 벵골어 특채 관문을 통과했다.
국제협력이나 해외봉사 일을 다시 하게 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그는 “나중에 나이들면 그런 생각도 하겠지만 지금은 맡은 일에 충실하려 한다”고 대답했다.
그는 “원래 땅 위에는 길이 없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라는 신조로 세상을 살려 한다.
kj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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