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인도 오지 해외봉사자들의 생활 ⑨ – 5기 인도 김동훈
등록 : 도우미, 등록일 : 2008년 7월 3일, 열람 : 14,300

 


 


제민일보 · 불교정보센터 – KOPION 5기 인도 JTS 김동훈


 


 


 전정각산에는 20여명의 한국인 자원봉사자들이 생활하고 있다. 자신의 귀중한 시간들을 바쳐 이런 오지까지 와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무슨 생각으로 그런 곳에서 사서 고생을 하는 것일까? 그들에게는 우리들이 모르는 뭔가 특별한 뜻이 있을까?


 


 한 조사에 따르면 해외로 나가는 한국인 자원봉사자들에서 나타나는 특징 하나는 자원봉사를 하려는 이유가 너무도 다양하다는 것이다. 설문조사를 통해 드러나는 해외파견자원봉사자들의 지원이유에서 일정한 패턴을 찾기는 힘든 것으로 나타난다. 저마다 가야하는 이유들이 다르다는 것인데, 어떤 행동에는 어떤 이유가 있게 마련이고 해외자원봉사처럼 특별한 활동에는 그에 맞는 특별한 동기가 있을 것이라는 전제로 왜 가느냐고 질문한다면, 딱히 특별하다고 할 만한 이유없이 고생을 선택하는 실제 자원봉사자들이 그런 질문에 대답하기는 무척 어렵다.


 


 전정각산에서도 한국에서 새로 자원봉사자가 오면 먼저 온 자원봉사자들이 흔히 하는 질문이 ‘왜 왔냐?’는 것이다. ‘네가 제 정신이고서야 어떻게 이런데 올 생각을 할 수 있겠느냐?!’라고 한번 떠보는 것이다. 하지만 특별히 거창한 대답을 하지 않아도 대개는 서로 마음으로 이해하게 된다. 저마다 특별하지는 않아도 자신만의 이유들이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자원봉사자들의 생각을 종합해보면 그들은 자신들을 그리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뭔가 특별한 이유가 있다기보다는 그냥 해외자원봉사를 해보고 싶어서, 그냥 그 나라에 가보고 싶어서 지원했다고 정리하는게 오히려 진실과 가까운 것 같다. 굳이 몇 가지 패턴을 지적해본다면 젊었을 때 좋은 경험을 해보고 싶어서, 또는 퇴직 후에 이제는 뭔가 의미있는 생활을 해보겠다는 생각으로, 그리고 인생의 문제들에 대해서 생각해볼 시간을 갖고 싶어서, 아니면 국제구호사업의 경험을 쌓고 싶어서 등등 정도일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에게도 어떤 한 가지 이유가 다른 이유들을 제치고 해외자원봉사행의 결정적인 이유가 되지는 못하고 대개 여러 가지 이유가 복잡하게 얽혀있기 마련이다. 전정각산의 자원봉사자들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대학생들이다. 보통 1년의 휴학기간을 가지고 6개월에서 1년 정도의 봉사를 위해 이 곳을 찾는다. 최근에 풍조에서 대학을 4년만에 졸업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중간에 휴학해서 어학연수도 갔다오고, 배낭여행도 갔다오고, 또 어떤 이는 해외자원봉사를 갔다오기도 하는 것이다. 더 용감한 친구들은 해외에 인턴으로 취업을 나가거나 무모하게는 생존게임을 하는 식으로 무조건 현지에서 버티는 젊은이들도 있다.


 


 앞으로도 인생에 남을 경험과 체험을 위해서 대학생들이 해외자원봉사에 지원하는 비중은 더 커질 것이라고 보인다. 대학생들을 제외하고나면 여러 사회인들이 자원봉사에 뛰어드는데 그들이 오게 된 경위도 역시 다양하다. 퇴직해서 이제는 뭔가 의미있는 일을 해야하지 않을까 해서 인도까지 온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직 젊지만 한국에서의 쳇바퀴 같은 삶에 위기를 느끼고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온 경우도 있고, 주부로써만 살아오다가 자식들이 장성하니 이제는 자신의 인생을 살아야겠다면 온 사람도 있고, 자신의 능력을 돈벌이로만 쓸 것이 아니라 남들을 위해서도 쓸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오는 경우들이 있다. 자원봉사자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그들이 오는 이유도 그만큼 다양해져서 그들 한 명 한 명의 이유들이 모두 이야기꺼리가 될 만하다.


 


 다른 자원봉사단체들과 달리 JTS는 해외파견자원봉사자를 뽑을 때 영어실력이 뛰어나거나 뭔가 실용적인 기술이 있는 사람을 우선적으로 뽑지는 않는다. 전문직 종사자들이 오지 않았던 것도 아니지만 오히려 자신이 배운 것이 장애가 되어 현지 사정과 현지 방식을 이해하기보다는 자기 지식과 자기 방식을 고집하고, 그렇게하다 상황을 개선시키지는 못하고 불평만 하다가 돌아가게 되는 경우들이 있었다.


 


  이런 것을 보면 인간됨이 되지 않고서는 자원봉사도 못해먹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자신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그곳에서는 당연하지 않을 수 있고, 자신이 가진 지식과 기술이 어디까지나 한국식 일뿐 보편적인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인정해야 하고, 아무리 쓸모없어 보이는 물건과 사람도 알고 보면 그만의 쓰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리고 지금까지 한국에서 얼마나 몸을 편안히 하며 지내왔는지를 알게 되는 정신적인 변화의 과정들을 받아들일 수 준비가 되어야 해외자원봉사를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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